寂月路 - 적막한달길

천양희 - 흐린 날

ellamia 2009. 12. 5. 19:01
생각이 먼저 기슭에 닿는다. 강 한쪽이 어깨를 들어올린다. 下
端이 저 아랜가. 문득 갈대숲에서 물떼새들이 달려나온다. 여름
이 가는군. 나보다 먼저 바다로 든 길이 중얼거린다. 언제 내가
길 하나 가졌던가. 물줄기를 한참 당기면 마음에 들어와 걸리는
수평선. 세상이 평등하기를 저것이 말해준다. 이런 날은 물가에
오래 앉을 수 있겠다. 물에도 길이 있다고 하였으나 물방개, 소
금쟁이, 물잠자리들, 물이 좋아 물 먹고 산다는 것일까. 나는 꿈
속에서도 어안이 벙벙한 물고기들을 보았다. 물의 세계란 그런
것일까. 물까지도 한 잔의 물 속에선 흐르지 않는다. 나는 또 자
주 쓴풀 몇 포기 뽑아 잘근잘근 씹는다. 산다는 건 자주 쓴맛을
보는 것이라던 선배의 말이 오늘은 옳았다.







여정

비오는 거리

비오는 거리

비오는 거리

비오는 거리

비오는 거리

흐름

흐름

명동 거리에서


권대하 - 비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