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소리는 말의 소리처럼 침묵에 대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침묵과 평행한다.

음악의 소리는 침묵 위를 흘러가듯이 침묵에 떠밀려 표면 위로 나온 것이다.

음악은 꿈꾸면서 소리하기 시작하는 침묵이다.

음악의 마지막 소리가 사라졌을 때보다 침묵이 더 잘 들릴 때는 없을 것이다.

음악은 멀리까지 미치고 그리고 단번에 전 공간을 점령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음악은 느릿느릿 수줍게 리듬을 통해서 공간을 차지하고, 언제나 다시 같은 멜로디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음악의 소리는 마치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것처럼 보이고, 도처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한정된 한 장소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바로 이것, 즉 공간적인 멂과 가까움 무한한 것과 한계지어진 것이 음악을 통해서 가장 부드럽게 병존하고 있는 것이 영혼에게는 하나의 은총이다. 음악 속에서 영혼은 멀리까지 떠돌 수 있고 그러면서도 그 어디에서나 보호받고 그리하여 안전하게 다시 돌아오게 된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음악이 신경질적인 사람들에게 진정 작용을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음악은 영혼에게 어떤 넓이를 주고 그 안에서 영혼은 불안감 없이 있을 것이다.



                                                                                                                       막스 피카르트 - 침묵의 세계.
















Daniel Sp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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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llam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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