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도저히 극복되지 않는 우울, 그것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시계를 바라보거나 밥을 먹거나 몸을 씻거나 욕설을 내뱉는 것조차도.
하루종일 사나운 짐승에게 구석으로 몰리는 것과 같은, 그런 날이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는 울고 있었다. 구체적인 슬픔도 없이, 혹은 그것은 모른 채.
어떤 그리움도 없이, 용서받고 싶은 욕망도 없이, 단지 목구멍에서 그르릉거리는 울림만으로.
그는 반듯하게 누워서 소리를 죽이고 어떤 의식을 치르듯이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영혼이 몸부림쳤다. 눈물이 쉼없이 솟아 벌겋게 충혈된 그의 눈자위 주위로 흘렀다. 무엇인가......
오랫동안 그는 심각하게 잊고 있었으며, 치명적으로 잃어버렸으며,
그 무엇인가 그는 돌이킬 수 없으며, 벗어날 수 없으며, 그는 고독하고 무가치했다.
문제는 자신이 그것을 선명하고 예리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출구가 없는 깊은 동굴 안에 있었다.

..............................// 배수아 - 훌








들꽃처럼 지다

청춘-죽음의 유혹은 꽃으로부터

안창홍 - 거울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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