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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2 The 1000th Summer - 에어 (air, 2005) 7











카논에 이어 Key에서 출시된 감성 시뮬레이션게임을 고퀄리티로 유명한 쿄토가 애니메이션화 한 작품.
다시 나오기 힘든 스토리텔링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수작.
대체 이런 스토리를 어떻게 구상해 낼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놀라운 시나리오 구성력을 보여준다.











 
원작 게임을 플레이 해보지 않았다면 이 작품의 초반 이해 수준 정도는 상당히 난해하다고 할 수 있다.
주제와 던져지는 메시지들의 파고들면 들수록 난해한 특성도 특성이겠지만, 올클은 3박4일이 기본이라는 Key사 게임의 방대한 스토리를 1쿨이라는 짧은 분량으로 축소하는 과정에서 왔을법한 몰이해적인 요소들도 한 몫 할것이다. 그런 이유로 중반을 넘기고도 뭐가 뭔지 모를 막연함을 안게된다. 많은 대사들중 중요 부분만 추출해서 디자인했으나, 남겨진 대사의 농축도가 상당했던 탓에 대사 자체적으로 보자면 초현실, 형이상학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12화라는 짧은 편수 안에 그 압축되고 함축적인 대사들을 다 풀어놓다보니. 쏟아내는 대사마다 완벽하게 이해해가며 보는것이 쉽지 않다.
내용은 원 시점의 내용과 마지막 시점과의 내용 상황을 비교 짐작 해가며 볼 수 있었다면 잘 따라가며 이해했다고 할 수 있겠다.
원작 시나리오는 세번의 시간적 기점으로 나뉜다.

기점 1. 현재 ---> 기점 2. 1000년전의 여름 ---> 기점 3. 현재, 그 시간의 이면

애니메이션 에어는 마지막 시간의 기점인 현대편을 중점으로 두고 압축, 각색되어졌다.
게임에서는 나누어져 있는 시간 기점들을 한 스토리 안에 엮다보니 원작에 비해서는 완전하지 못한 작품이 되겠지만, 이 애니 자체로 봤을때의 연출력은 최상급이다. 방대한 분량의 원작 시나리오를 그대로 담아 애니화 한다는건 아마도 불가능한 일이 될테고, 미디어믹스 효과의 의미자체가 불분명해지는 것일테니 말이다.











에어가 담고 있는 가장 큰 메시지를 가족애라 보는 관점들이 우세하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가족애라도 봐도 무방하겠으나,
주관적으로는 가족이란 개념보다 더 작고 기초적인 집단이라 할 수 있는 개인의 내면적 소외들을 소재 삼고 있다는 판단이다.

각 개개인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들,
하지만 그것과 큰괴리를 보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삶, 그 괴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개인,
그 개인의 옆에서 또 다른 개인이 되어버린 가족이란 이름의 개인,
그리고 그것조차 운명이라는 숙명앞에서 놓아버려야 하는 역시 개인의 삶,
그 속에서 운명과 삶을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내는 모습들을 바라봐주는 또 한사람의 개인,
그 개인들이 모여 이루는 가장 소규모 집단이 되는 가족, 또 그들 스스로가 스스로를 가족이라 인정하고 인정되어지는 과정.
하지만 인정하고 인정되어지는 시점이 같지는 않은 개인들의 삶.
한 개인에겐 시작이지만 다른 개인에겐 소멸의 시점이 될 수 있을테니 그 시점이 맞지 않는다면 가족이란 이름은 의미를 잃어버린다.
하지만 소멸은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 그 힘든 시기를 지켜내고 살아나가야 하는것이 우리들인 현대인.

이렇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편이 전체적인 스토리를 받아들이기 수월하다는 판단이지만, 여전히 어렵다.
사람과 사람간의 삶.













원작 게임을 클리어한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을 감상한 사람보다 훨씬 더 지독한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두번째 기점인 썸머편에서부터 서서히 시작되는 감동, 그리고 플레이 올클후에 밀려드는 강렬한 슬픔 그리고 허무함.
게임쪽이 슬픔의 깊이도 훨씬 강하고, 감동의 강도 역시 훨씬 깊다고 한다.
게임에서 미스즈의 골 장면을 플레이한 사람은 좀 과장하자면 패닉상태에 이를 정도로 강한 슬픔에 잠기게된다고 하지만,
애니메이션 에어의 골장면은 비극으로만  치닫지 않는다. 하루코의 절규와 너무나 가여운 미스즈에 대한 연민으로 눈물을 자아내게는 하지만,
저주와 고통에서 해방되는 희망을 짊어지게 되는 골이라는 면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해와 해석 전부 보는 사람 몫으로 남겨놓은, 이 작품의 후유증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원 시나리오의 클라이맥스와는 달리 애니의 클라이맥스로 설정된 하루코와 미스즈의 해변가 장면부터,
원 시나리오상의 클라이맥스인 마지막 골 장면까지 넋놓아 울며 보았고,
그리고는 그 날 그 시간 그 후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표면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가슴 뭉클한 감동 정도의 스토리이나 마음을 한껏 열고 그들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폐부를 날카롭게 가르는듯한 고통과 아픔을 느끼게된다. 보통 일주일이라는 후유증을 난 열흘이상 앓았다
게임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도 이 에어만큼은 언제가 되든지 간에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그 후폭풍을 알기에 두려움이 앞선다.








 




게임유저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음이 당연시 되는 마지막 장면, 소년과 소녀. 1화의 그 소년과 소녀다.
첫감상의 후폭풍이 진정된 후, 다시 한 번 플레이를 한 후에야 전체를 잡을 수 있었다.

미스즈가 여린 어깨에 홀로 짊어진 고통과 저주를 견뎌내어 주었고, 거듭되는 꿈을 좇던 유키토가 그런 미스즈를 찾아주었다.
그러하였기에 '시작하는 우리'가 될 수 있는 소년과 소녀가 되었고, 그랬기에 가혹한 나날들이었던 그들의 하늘이었다.
우리의 하늘은 노을져가고, 그들의 하늘은 별이 되었다.

그들에게는 가혹한 나날을... 그리고 우리에게는 시작을...
하늘, 바다, 구름, 땅, 비상,,, 그리고 마지막엔 행복한 별의 기억을...
소라의 비상, 희망이 가득한 힘찬 비상... 그녀 곁으로...
그녀, 부디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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