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유쾌하면서 한켠 저릿한 독특한 감흥이었다.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오르페오가 30개의 초를 꽂은  케잌을 들고 나타나는 파니핑크의 생일파티 장면도 인상 깊었지만,
오르페오가 용무중인 화장실 안에서 파니핑크가 오롯하게 기대어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내겐 더 강렬했다.
내게, 또는 내가, 그럴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 2
파니 핑크를 보고나서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싶은데, 나처럼 이 영화를 본 이를 쉬이 찾을 수 없다면,
감독 도리스 되리의 나 이뻐?라는 책을 권한다. 역시나 되리, 그녀답다.
책을 보고도 그래도 아쉽다면, 도리스 되리의 2005년작 내 남자친구의 유통기한까지 보자.
이쯤되니 그녀도 역시 색이 바래가지만, 그래도 되리는 되리다.

파니 핑크를 떠올리면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션사인이 함께 떠오른다. 왜일까? 나만 그런가?




# 3.
한국영화 중 여자, 정혜가 이 영화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
물론 이 파니핑크와 같은 서양 예술계의 유머러스한 사색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 문화예술계 특유의 찌든미는 그대로 여자 정혜에게 묻어 있어서, 그녀를 보는 여자들은 상당히 불편한 영화다.
영화 자체보다 배우 김지수의 재발견 같은 영화다. 그녀는 이 여자, 정혜라는 영화속에서 정말 여자 정혜였다.


 



 
Posted by ellamia

블로그 이미지
우울한 환락.
ellamia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