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일본 영화 하나비를 보다.
감독 키타노 타케시, 그가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 무서웠다. 그래서 그의 다른 영화를 선뜻 마음에 담기가 어려웠다.
몇년이 흐르고, 슬며시 들여다 본 기쿠지로의 여름.
그답지 않게, 가늠 가능의 소재와 더불어 또 그러한 주전개 양상을 보이지만 캐릭터 설정 하나는 천재적이다.
(하나비에서의 습관적 찡그림, 기쿠지로의 여름에서는 걸음걸이)

뜻하지 않게 아이와 엄마찾기 여행을 하게 된 아저씨.
하지만 아이를 보살필 줄 모른다. 정을 받은적이 없어 정을 내밀 줄도 모른다.
세월의 시간에 거칠게 파묻혀 그채로 어른이 되버린, 아이보다 더 아이같은 아저씨.

우여곡절 끝에 엄마를 찾지만, 아이가 모르는 가족과 함께였다.
아이는 운다. 정말 아이처럼 눈을 비비며 운다.
이 때, 아저씨의 위로와 그 방법이란? ... ... ('')(..)
그 때, 아이는 처음으로 정이 담긴 손을 내밀어 아저씨의 손을 잡는다.




# 2.
여름, 바다, 여름바다,
아이와 아저씨의 뒷모습과 바다, 그리고 바닷바람,
그 바람에 풀렁풀렁 나부끼는 옷자락,
그 때 흐른다. 히사이시 죠의 여름.




 
# 3.
아이와 아저씨는 헤어진다.
헤어지며 아이는 묻는다.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아저씨가 대답한다. 기쿠지로다. 바보야!

마사오의 엄마를 찾아 떠난 여행이었지만,
여름은, 엄마를 찾는 마사오의 여름이 아닌 기쿠지로의 여름이었다.

그리고 아이는, 달린다.
어느새, 보이지 않는다.






 
Posted by ellam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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