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1. 20:23 寂月路 - 적막한달길
단테 - 신곡
지옥
나는 삶의 어느 순간에 참된 행복의 길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두운 숲 속을 해매고 있었다.
끝도 없이 펼쳐진 원시의 숲, 가슴이 오그라들 듯한 공포, 그것은 죽음보다 깊고 어두운 세계였다.
왜 나는 그런 곳에 있었을까? 문득 눈을 떠보니 반평생이 흘렀네
사방에는 끝도 없이 펼쳐진 어두운 숲
길다운 길 하나 없는 절망의 심연
아, 나는 거기 있었네
연옥
아직 어슴푸레한 빛이 감도는 남쪽 하늘에는 남십자성이 빛난다. 북쪽 하늘에는 북두칠성이 보이지 않고, 하늘과 바다가 끝도 없이 펼쳐져있다. 다시 그 네 개의 별을 보려고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거기에 홀연히 나타난 한 노인이 서 있었다.
하얀 머리칼, 하얀 수염, 위엄에 가득찬 얼굴에 한 줄이 빛이 비치고 있었다. 연옥의 산지기 카토였다.
새벽 별빛의 손짓을 따라
부드러운 빛이, 동쪽 하늘에서 퍼져 나가더니
물고기자리의 별빛이 사그러져 간다
.
.
.
.
.
베르길리우스가 단테에게
이런 높고 험한 곳에 서려면 날개가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참으로 힘든 일이야. 날지 않고 오를 수 있는 높이가 아니니까......
그러나 우리에게는 날개가 없어. 그럼 어떡하면 좋을까? 역시 뛰어 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믿음을 가지고 발 아래를 잘 살피는 것뿐이지 않을까. 그리고 시간을 지워버릴 것......
조금 전까지 빝바닥에 있던 우리가 이렇게 높은곳에 올랐다는 것은, 우리가 날았다는 증거가 아닐까......"마르코가 단테에게
"이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연기가 가득하다네. 눈을 활짝 뜨고는 있지만 결국 그것을 봇 보고 있는 게지. 그런데도 자네들은 '왜?' 하고 그 이유를 찾으려 하고 있어. 그 이유를 찾아서 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 알건 모르건 결국은 하늘의 탓으로 돌릴 텐데 말이야. 세계를 움직이는 힘이 신의 뜻이라고 '한다면', 자네들은 말하지. 그것이 섭리라고. 그렇게 되도 정의.그렇게 되지 않아도 정의 라고 그렇다면 자네들이 살아야 할 길은 없지 않겠는가. 문제는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라네. 만물이 모두 신에 뜻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면, 살아갈 의미가 있을까? 하늘이 자네들을 움직이게 한다네. 그러나 그것을 알고, 그것을 빛으로 삼고,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 간다면, 자네들은 하늘의 작용에도 이길 수 있을 것이야. 그것이 바로 자유가 아니겠는가.
혼란은 자네들 마음속에 있을 따름이야."
.
.
.
.
그녀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하나의 강에 두 이름, 두 강이 같은 흐름을 이룹니다. 당신들은 그것을 '레테' 나는'에우노에'라고 부릅니다, 잊어버리세요, 모든 것을. 맑게 흐르는 물을 끼얹고, 마음을 여세요. 넘쳐 흐르는 이 물을 마시고......"
그리고 그녀는 발걸음을 옮기더니, 뒤를 따르는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보세요. 그리고 귀를 열어두세요."
천국
눈을 뜨자, 빛나는 천사의 모습이 눈앞에 있었다.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 손에 백합꽃을 들고, 그것을 고이 감싸는 천상의 여인.
하얗고 청정한 비단 구름이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았다.
천사들은 내 눈 앞에서 날개를 흔들어 모습을 바꾸더니,
순백의 옥좌가 되어 하늘에 둥실 떠올랐다.
가볍게 그 옥좌에 않는 천상의 여인
타는 듯이 새빨간 옷 위에 엷은 녹색의 숄이 흔들리고,
파란 올리브 나뭇잎으로 짠 관에, 하얀 베일.
그리운 베아트리체가 거기 있었다.
빛은 힘
지혜는 빛
시랑은 빛
빛은 모든 것
빛이 쏟아져 내린다
노랫소리 울리고
빛이 쏟아져 내린다
있을 수 있는 일을
이룰 수 있는 일을
구해야 할 일을
보아야 할 일을
당신과 함께
나는 사랑
나는 빛
William Bouguereau - Dante and Virgil in Hell
'寂月路 - 적막한달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가슴 속에 가늘한 내음 (2) | 2011.01.06 |
---|---|
루소 - 심연의 구렁텅이 (2) | 2010.12.17 |
회전목마가 돌아간다 (2) | 2010.11.08 |
자멸의 꽃 (0) | 2010.04.10 |
꿈꾼다, 생각을 지우며 사는 나날을 (0) | 2010.04.10 |
샴세딘 모함마드 허페즈 쉬러지 (0) | 2009.12.11 |
샴세딘 모함마드 허페즈 쉬러지 (0) | 2009.12.11 |
샴세딘 모함마드 허페즈 쉬러지 (0) | 2009.12.11 |
간디 - 나그네 (0) | 2009.12.11 |
간디 - 무집착 (0) | 2009.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