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 18:57 寂月路 - 적막한달길
미도리와 신뇨
용화사의 신뇨가 자기 종파의 학교로 간다는 소문도 미도리는 전혀 듣지 못했다.
있는 고집을 그냥 그대로 쑤셔넣고는,
요 며칠 간 일어난 일 때문에 자신이 자신 같지 않고,
그저 무엇이든 부끄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서리 내린 아침,
수선화의 조화를 격자문 밖에서 안으로 넣어둔 이가 있었다.
누가 한 일인지 알 수는 없지만, 미도리는 까닭 없이 그리운 생각이 들어서
선반 위에 있는 작은 꽃병에 꽂아두고는 그 외롭고 깨끗한 모습을 바라보며 아꼈다.
그런데 어디선가 구름처럼 전해진 얘기로는,
그 날 아침이 신뇨가 다른 학교에 가서 스님이 되는 수행을 시작한 바로 그날이었다고 한다.
// 히구치 이치요 - 키재기 中
Claude Monet - La Japonaise, 1875
'寂月路 - 적막한달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성선 - 구도(求道) (0) | 2009.12.05 |
---|---|
김종삼 - 물통 (0) | 2009.12.05 |
정호승 - 술 한 잔 (0) | 2009.12.05 |
나태주 - 안부 (0) | 2009.12.05 |
나태주 - 꽃이 되어 새가 되어 (0) | 2009.12.05 |
죽......... 음........... (0) | 2009.12.02 |
오, 달빛 (0) | 2009.12.02 |
너는 늘 그렇게 내게 있다 (0) | 2009.12.02 |
랭보 - 기억 (0) | 2009.12.02 |
랭보 - 미의 존재 (0) | 2009.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