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6. 02:42 寂月路 - 적막한달길
침묵은 돌에도 잘 스민다
하늘과 침묵 - 오규원
온몸을 뜰의 허공에 아무렇게나 구겨넣고
한 사내가 하늘의 침묵을 이마에 얹고 서 있다
침묵은 아무 곳에나 잘 얹힌다
침묵은 돌에도 잘 스민다
사내의 이마 위에서 그리고 이마 밑에서
침묵과 허공은 서로 잘 스며서 투명하다
그 위로 잠자리 몇 마리가 좌우로 물살을 나누며
사내 앞까지 와서는 급하게 우회전해 나아간다
그래도 침묵은 좌우로 갈라지지 않고
잎에 닿으면 잎이 되고
가지에 닿으면 가지가 된다
사내는 몸속에 있던 그림자를 밖으로 꺼내
뜰 위에 놓고 말이 없다
그림자에 덮인 침묵은 어둑하게 누워 있고
허공은 사내의 등에서 가파르다
DonHong-Oai
온몸을 뜰의 허공에 아무렇게나 구겨넣고
한 사내가 하늘의 침묵을 이마에 얹고 서 있다
침묵은 아무 곳에나 잘 얹힌다
침묵은 돌에도 잘 스민다
사내의 이마 위에서 그리고 이마 밑에서
침묵과 허공은 서로 잘 스며서 투명하다
그 위로 잠자리 몇 마리가 좌우로 물살을 나누며
사내 앞까지 와서는 급하게 우회전해 나아간다
그래도 침묵은 좌우로 갈라지지 않고
잎에 닿으면 잎이 되고
가지에 닿으면 가지가 된다
사내는 몸속에 있던 그림자를 밖으로 꺼내
뜰 위에 놓고 말이 없다
그림자에 덮인 침묵은 어둑하게 누워 있고
허공은 사내의 등에서 가파르다
DonHong-O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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