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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9 이어지는 침묵의 곳 파리, 텍사스 (Paris, Texas, 1984) 8
#. 1
황량한 사막의 건조한 모래바람 같았던 라이쿠더의 기타 선율은,
이따금 내몸에, 내 귓전에, 잘 씻겨내려가지 않는 모래자국처럼 맴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건조함이다. 감정의 건조함. 삶에 있어 중요한 것.
다른 매력은 체념이다. 잃어버린것은 잃어버린대로, 떠난것은 떠난대로,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것이다.
그냥 그대로 두는것이 나을때가 있다. 이것 역시 중요한 것이다.



#. 2
만나고 떠난다. 만나자 떠남이다. 만났고 떠났다.
떠날꺼면 왜 만났을까. 만났으면서 또 왜 떠날까.
떠날 때를 알고 만날 때를 알면 좋을까. 그렇지 않을까.
만났을 때 떠나고, 떠나고 또 만나는, 그런 삶, 소모적인 그런 삶.

싫다...

만날때 치열하고, 떠날때 묵묵하라! 대부분 이 절대공식의 반대로들 산다.
떠도는 노래의 가사를 비롯한 문화 흐름은 떠난후의 말로 점철되어 있다.
그,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이여!


#. 3
중요한 건 말이 아닌, 침묵이다.
침묵. 내겐 그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나와 같이 그 시간을 소중히 여겨줄 이를 찾았다.
침묵의 소중함을 아는 이, 그 조용함이 나를 뒤흔든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앉아있는 방향조차 모른다.
찾아헤매면 내게 와줄까?
당신을 찾아 얼마나 헤매였는지 모른다고,
당신을 얼마나 꿈꿔왔는지 모른다고,
그렇게 하소연하면, 그러면,
내게 와줄까?
.
.
.
침묵하는거다.
침묵의 시간을 소중히 할 줄 모르는 이는,
만남의 시간조차 소중히 여길 줄 모른다.
끝까지 침묵할것이다.

설령, 그 침묵이,
달을 삼킨 어둠의 구름과 같을지라도.
별을 삼켜버린 낮은 하늘 밑 인공 빛과 같을지라도.







Posted by ellam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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