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6. 22:20 El Spleen - 음울이색
Couple Y, 그리고 한참 후
게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거울을 보았느냐 물었다.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왼쪽으로 기운 여자는
남자의 오른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여자를 내려보고는
인내로 일순 지그시 일그러진 남자의 표정.
여자는 알고 있다.
되찾은 거울, 익숙한 창의 잔상..
남자의 오른쪽은 희미했고, 여자는 왼쪽을 계획한다.
다시, 아니라고 말하는 남자.
여자가 오른쪽으로 멈춰 서니, 남자는 그제야 왼쪽을 바라보았다.
이제, 아니라고는 하지 않는다.
내가 망가지길 바래?
그건 아니잖아!
원해?
강렬하게 끌렸잖아!
남자는 여자를 보지 않는다.
여자는 또다시 거울 앞에 있다.
그 여름, 잠시 마주친 일그러진 체취의 잔상을 떨쳐내지 못한 채...
이제 다시는,
거울을 버리지 않을 거야...
그 거울은.....
el dia
'El Spleen - 음울이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uple X와 Y와 Z, 그리고 한참 후 (0) | 2023.07.16 |
---|---|
Couple X, 그리고 한참 후 (0) | 2023.07.15 |
삼나무의 바람은 서글펐다 (0) | 2022.10.11 |
회색 겨울의 레퀴엠 (0) | 2022.10.09 |
꿈속의 미로 (0) | 2022.10.09 |
밀회 (0) | 2020.05.05 |
그럼, 왜? (0) | 2020.05.01 |
Couple Z, 그리고 한참 후 (0) | 2020.04.27 |
그림자 계절 (0) | 2014.04.25 |
눈 먼 시선 (0) | 2014.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