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9. 20:01 El Spleen - 음울이색
회색 겨울의 레퀴엠
희미한 겨울과 희뿌연 거울 사이에는 거미가 있다.
그녀의 원망과 하소연을 묵묵히 삼킨 겨울 거미.
훔쳐본 모든 걸 토해버리고는 자살해버린 그 모든 겨울의 잔상.
그녀의 모든 걸 지워버리는 겨울 거미의 저주,
하얗던 검은 겨울의 한숨과 탄식.
꺼져가던 숨을 들이키던 겨울 거미는,
그녀를 보고 애써 웃음 지으며 말했다.
다 잊어도... 나는 기억해주겠니?
그러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은 겨울과 하얀 겨울 사이에 있던 겨울 거미마저 자살하게 한,
희미한 회색 겨울, 그 저주의 시작.
그 거미는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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