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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9 허니와 클로버 (ハチミとクローバー, 하치쿠로, 2005)

허니와 클로버는 평균 1.5년에 한 번씩 보게 되는 참 묘한 작품이다.
마치 고뇌하는 청춘, 그의 기로처럼 무언가의 뜻과 이룸이 맞지 않거나 생각이 멈추어 있을때의 주기와 맞물린다.
치유계 청춘물이 된 하치쿠로.
이 작품은 처음 감상했을때의 감상과 지금의 감상이 확연히 다르다. 
첫 감상에선 익히 보고 들어온 청춘물의 잘 짜여진 답습 정도의 시큰둥함 이었다면,
청춘을 이보다 더 적확하게 얘기할수는 없을것 같은 지금은 세번째 감상.


이 허니와 클로버는 우미노 치카의 데뷔작으로,
고단샤 만화상 수상에 이어 아니메화, 영화화, 드라마화에 이어 2009년에는 대만 드라마화까지 미디머믹스가 진행되었다.

데뷔작으로 이런 명작을 만들어 내고 또 이런 쾌거를 일군 그녀는,
청춘, 그것의 한가운데에서 느긋하게 그러나 분명히 돌고 또 도는 청춘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관람차, 풍향계, 자전거 바퀴,
작품 속에서 내내 등장하는 이것들은 물레방아와 같은 청춘을 상징한다.

청춘, 그것은
늘 느긋하게 맴도는듯 빠르게 흐르며, 
바람과 시간에 잘 돌아가는듯 하지만,
헐겁거나 기름칠이 부족한 톱니바퀴처럼 헛돌거나 삐그덕거린다.






청춘, 그와의 첫 만남.
그녀의 머리결을 따라 팔을 따라 꽃잎이 흐른다. 화사하게 피었다가 어느새 떨어지는 봄날의 꽃잎처럼 청춘은 그녀 곁을 흐르고 있다.

바퀴는 돌아간다.
순수한 직선의 소용돌이와 같은 감정은 빠르게 돌고, 서투른 입과 쿵쾅거림이 익숙치 않은 심장은 청춘의 주위를 맴돌기만 한다.







가장 흥미로운 인물 괴짜 천재 모리타, 이 모리타란 인물은 실제 모델이 분명히 존재 할 것 같은 인물이다.
누구를 모델로 했을까? 흔히 존재하지는 않지만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분명히 존재하는 인물임과 동시에,
그 비범성과 특이성을 캐릭터로 이끌어내기 힘든 인물 이었을텐데 너무나 매력적이고 그럴듯한 괴짜 천재로 그려냈다.

동시대와 같은 이상을 향해 다르게 걸어야 하는 하구와의 관계 설정 또한 굉장히 사실적 매력을 준다.
늘 보살핌을 요하는 하구에게 천재성에서 기인한 모리타 그의 성격은 그녀 자신의 부담에 더해 가중될 부담이 분명할 존재다.
서로의 천재성과 매력에 이끌림은 그 시절의 그들에게 있어 당연하지만, 청춘 그것은 그것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는다.






마야마와 야마다의 관계 또한 청춘을 사실적 발로로 나타내고 있다.
야마다는 마야마를 보고 있고 마야마의 시선은 깊은 상처의 리카를 향해 있다. 야마다는 마야마를 오랫동안 시선에서 놓지 못한다. 
그 시선이 결국 마야마에서 마야마와 리카가 되었어도 그녀는 그를 쉽게 놓지 못한다. 이 엇갈리는 서투름 또한 청춘의 발로.
그 때문에 수많은 날을 홀로 지샌 눈물과 바꾼다 해도 아깝지 않을 지금의 그것, 바로 청춘이다.






떠올리려 해도 자아찾기 여행이 전부인 타케모토, 주인공이지만 존재감이 뚜렷하지 못한 타케모토는 청춘을 대표한다.
청춘은 정작 그 때엔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그렇다. 그 시절을 지나쳐서 생각하면 뚜렷하지 않지만 아련해진다.
그와 같이
지나고 나서 소중해지는 것, 그것이 바로 청춘이다.






그녀가 너무 소중해서 드러내지 않는, 늘 그녀의 곁을 지켜주는 하나모토 교수.
누구보다 조그맣고 여리지만 누구보다 강한 그녀는 누구보다 어른스러운 선택을 한다.
『슈짱의 인생을 저에게 주세요』





매력적이지만 같이 있는것이 편하지 않은 모리타, 부드럽고 편한 친구 타케모토, 늘 보살펴주는 사촌 슈우지.
여기서 세계의 명작 캔디캔디를 떠올리게 된다. 그시절의 장르는 순정만화였지만 지금의 장르구분으로 따지자면 역하렘이 되는 캔디캔디.

소녀와 숙녀를 거쳐 여자가 되어감에 따라 캔디의 남자들을 인정하는 순서는 대부분,

치명적인 매력의 테리우스에게 폭팔하듯 설레이는 소녀의 마음에서, 
그 시절을 거쳐 부드럽고 달콤한 안소니를 꿈꾸는 제 스스로 한창 성숙한 숙녀의 마음으로,
그러나 그 시절을 모두 거쳐, 결국 늘 옆을 지켜주는 알버트씨를 향하게 되는 여자의 마음이 된다.

어렸을때는 캔디가 안소니나 테리우스랑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못내 섭섭하지만,
그녀에게 있어 정말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진정한 의미의 여자가 되면 알게 된다.
매력적이거나 달콤함이 아닌, 그녀를 늘 지켜주고 보살펴주는 알버트씨라는걸.

그걸 우리의 하구짱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참 부럽고 기특하다. 작고 조그만 그녀의 어른스러운 청춘...

그에, 한없이 소년같기만 한 타케모토도 어느새 청춘을 지나쳐 가고 있다.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너를 좋아하게 되어서 다행이야』













Posted by ellam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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