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4. 22:03 寂月路 - 적막한달길
그해 겨울
부리가 길수록
목이 긴 항아리 속에 숨겨둔 슬픔까지도
흔들어 흘러 넘치게 할 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산만큼 꽃술은 길고 아름다운 부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한 점 새의 혈육이 되고 싶었다
새에서도 가장 가볍고 단단한 부리,
부리의 한 점 혈육이 되고 싶었다.
그해 겨울
서른아홉 해의 꽃술을 말려
새의 부리를 만들었다.
// 박라연 - 새의 부리
그해 겨울
서른아홉 해의 꽃술을 말려
새의 부리를 만들었다.
Lucien Clergue